보법(步法, Footwork)

보법(步法, Foo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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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법(步法)이란 걷는 요령을 말하는 것이다. 걷는다는 것은 인간으로서, 또한 일상적인 생활로서 자연스러운 것이다. 보법은 다만 무예적인 독특한 기법으로서 뿐만 아니라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걸음이기도 한데 그렇기 때문에 보법은 익숙해지기까지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며 쉽게 터득할 수 없는 심오함을 지니고 있다.

 보법의 심오함은 가장 단순하고 오래 몸에 밴 습성이 가장 고치기 어려운 때문이기도 하다. 물론 보법의 무예적인  쓰임이 없을 리 없다. 보법의 기법으로서의 특수성은 극대화된 일상성으로부터 나타나는 가장 자연스럽고 깊이 있는 무예적 특수성으로 드러나게 된 것이다. 보법을 사용할 때 잘 쓰는 표현으로 "발 끝에 붓을 달고 난을 치듯 한다"는 표현을 많이 사용하는데 이는 엄지발가락이 땅을 스치며 곡선을 그리는 느낌을 비유한 말이다. 무릎을 들고  발끝을 떨구어 원하는 점에서 점으로 휙휙 지나치는 느낌은 마치 구름  위에서 춤을 추는 황홀경과 진배없다. 그러나 이것은 나홀로 무예의 경우이다.

 무예는 언제나 상대가 없을 수 없으니 상대로 말미암아 나의 자유가 억압받고 상대로 말미암아 나의 움직임이 구속된다. 이러한 상대로부터 자유롭기 위하여 보법에는 상대의 인지가능성을 낮추기 위한  노력이 들어있다. 그것은 바로 팔꿈치와 무릎을 들어 움직이는 것과 그 변화를 통한 절묘한 중심이동에서 찾아볼 수 있다. 팔꿈치와 무릎의 네마디가 일시에 모였다 펴지며 상대를 끌어들여 현혹하고 나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없게 만드는 움직임에는 관성(회전관성)에 대한 깊은 이해와  그를 극복하려는 원리가 배합되어 있다. 몸이 움직이고 발이 가는 것이 아니라 발이 움직여 갈 때  몸이 따라가는 보법은 심무도의 가장 특징적인 기법이자, 장법과 더불어 심무도의 대표적인 기법이며 백미(白眉)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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